필리핀 보홀(Bohol)섬의 중앙부에는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독특한 지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로 1,260여 개, 어떤 자료에서는 1,776개에 달한다고 하는 ‘초콜릿 힐(Chocolate Hills)’입니다. 이 언덕들은 계절에 따라 색이 바뀌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건기에는 풀잎이 갈색으로 변해 초콜릿 색깔을 띠고, 우기에는 신선한 초록빛을 띠죠. 이런 변화와 균일한 원뿔 모양 때문에 전 세계 지질학자와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1993년 필리핀 국가 지질 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도 이름을 올린 이곳은 과학적 가치와 문화적 매력이 공존하는 명소입니다.
1. 초콜릿 힐의 형성과 전설
초콜릿 힐의 기원은 약 200만~30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보홀섬은 얕은 바다였고, 그 속에는 수많은 산호초와 해양 생물들이 서식했습니다. 이들이 죽으면서 석회질 성분이 쌓였고, 퇴적암층을 형성했습니다. 이후 지각 변동으로 바닷속 지형이 육지로 솟아오르며 지금의 섬이 형성되었죠. 수천 년 동안 열대성 폭우와 강한 바람이 석회암을 깎아내며 매끈한 원뿔 모양의 언덕이 만들어졌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초콜릿 힐이 하나같이 균일한 모양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평균 높이는 30~50m이며, 가장 높은 언덕은 약 120m에 이릅니다. 또한 언덕 사이 간격도 일정해 마치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배치한 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이 지형에는 과학적 설명 외에도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사랑의 눈물’ 이야기입니다. 거대한 거인이 인간 여인을 사랑했으나 그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자 슬픔에 잠겨 눈물을 흘렸고, 그 눈물이 굳어 언덕이 되었다는 전설입니다. 두 번째 전설은 ‘거인들의 전투’ 이야기로, 두 거인이 서로 돌과 흙을 던지며 격렬하게 싸우다 화해했고, 그 잔해가 언덕으로 남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전설들은 관광객들에게 과학적인 설명만큼이나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2. 주요 관광 코스와 체험
초콜릿 힐을 감상하는 가장 대표적인 명소는 Chocolate Hills Complex입니다. 이곳 전망대에 오르면 360도로 펼쳐진 언덕들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건기에는 갈색의 언덕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며, 우기에는 푸른 언덕들이 바다처럼 넘실거립니다.
다른 추천 장소로는 Sagbayan Peak이 있습니다. 이곳은 전망뿐 아니라 작은 테마파크, 조각 공원, 그리고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터가 마련되어 있어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액티비티를 원하는 여행자에게는 ATV(사륜 바이크) 투어가 강력 추천됩니다. 언덕 사이를 직접 달리며 다양한 각도에서 언덕을 촬영할 수 있고, 가이드가 숨은 포토 스팟을 안내해 줍니다. 또한 ‘스카이 바이크’나 패러글라이딩 같은 액티비티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어 색다른 경험을 제공합니다.
주변 관광지로는 로복강 리버 크루즈가 있습니다. 배 위에서 전통 음악 공연을 감상하며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고, 타르시에르 보호구역에서는 손바닥 크기의 귀여운 영장류 ‘타르시에르’를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차로 1시간 거리에는 팡라오섬이 있어 다이빙과 스노클링을 즐기기에 좋습니다.
3. 여행 준비 팁과 현지 문화
방문 시기는 건기(12월5월)와 우기(6월11월)에 따라 다른 매력을 즐길 수 있습니다. 건기에는 초콜릿색 언덕을 볼 수 있지만, 날씨가 덥고 관광객이 많으니 오전 8~10시 또는 오후 4시 이후가 사진 촬영에 최적입니다. 우기에는 관광객이 적어 한적하게 즐길 수 있으며, 초록빛 언덕이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보홀섬까지 가려면 세부항에서 페리를 타고 약 2시간이면 도착합니다. 현지에서는 렌터카, 오토바이, 또는 투어 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드론 촬영은 사전 허가가 필요하며, 지정된 구역에서만 가능합니다.
카르멘(Carmen) 지역은 농업 중심지로, 현지 시장에서는 땅콩 잼, 코코넛 디저트, 그리고 레촌(필리핀식 바비큐) 같은 특산품을 맛볼 수 있습니다. 매년 건기 초입에는 초콜릿 힐 축제가 열리며, 전통 공연, 지역 농산물 전시, 음식 시식 등으로 현지 문화를 깊이 경험할 수 있습니다.
환경 보존을 위해 쓰레기 투기와 지정 구역 외 이동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초콜릿 힐은 국가가 보호하는 자연유산이므로, 여행객 모두가 책임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요약 및 Call to Action
필리핀 초콜릿 힐은 단순한 언덕이 아니라, 수백만 년의 시간과 자연이 만든 조형물입니다. 계절에 따라 색이 변하는 언덕, 그에 얽힌 전설, 주변의 다양한 액티비티와 명소는 여행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합니다. 필리핀을 방문한다면 꼭 일정에 포함해, 초콜릿 힐이 주는 경이로움을 직접 느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