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길이 아닌, 아이가 행복한 길을 함께 찾는 법
1. '내 자식이니까'라는 마음이 만들어낸 그림자
부모가 자녀에게 바라는 것이 많은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아이가 건강하고, 공부 잘하고, 좋은 학교에 들어가 안정된 직장을 얻는 것. 어릴 적부터 그려온 이상적인 그림을 실현해주고 싶다는 마음. 그것은 사랑에서 시작된 소망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 사랑이 아이에게 부담이 되고, 심한 경우에는 상처로 남기도 합니다. 아이는 자신의 감정보다는 부모의 기대를 먼저 생각하고,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며 자라기도 하죠.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A엄마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우리 아이는 의사가 될 거야”라고 말해왔습니다. 아이가 그림을 좋아해 미술을 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엄마는 “그건 취미로만 해”라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결과적으로 아이는 엄마의 기대에 따라 공부를 이어가지만,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닌 남이 정한 길을 걷는 불행을 느끼게 됩니다.
부모의 욕심은 처음에는 아이를 위한 길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이가 자신의 목소리를 잃게 만드는 길이라면, 그 욕심은 사랑이라는 이름의 억압일 수 있습니다.
욕심은 자녀의 성장을 위한 자극이 될 수도 있지만, 그 기준이 ‘부모의 만족’일 때는 아이에게 고통이 됩니다. 이때 부모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건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일까? 아니면 내가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 이뤄주려는 건 아닐까?”
2. 아이의 삶은 아이의 것: 부모가 할 수 있는 진짜 역할
1) 기대보다는 지지를: 선택할 자유를 주는 부모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길을 정해주는 부모’가 아니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모’**입니다. 아이가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고, 그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주는 부모의 존재가 필요합니다.
“이거 해봐. 저건 안 돼.”가 아니라 “이건 어떤 점이 좋았어? 왜 그게 끌렸어?”라는 질문을 던져보는 거죠. 이는 아이가 자기 삶의 주체가 되는 힘을 기를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부모는 그 선택이 혹시 자신과 다르더라도, 존중하고 지지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아이는 공부보다 운동을 좋아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그건 미래가 없어”라고 말한다면, 아이는 결국 자신의 흥미를 숨기고 부모의 뜻에 맞추는 삶을 살게 됩니다. 하지만 “그래, 너가 좋아하니까 한번 진지하게 해보자”라고 말해준다면, 아이는 자기 선택에 책임을 지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2) 실패도 경험하게 하는 용기: 실수도 성장의 일부
부모로서 아이가 넘어지는 걸 보는 건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모든 돌부리를 대신 치워줄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아이가 스스로 걸으며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는 경험을 해야 자립심과 회복탄력성이 길러집니다.
자녀가 시험에서 떨어졌을 때, 친구와 다퉜을 때, 혹은 목표한 결과를 이루지 못했을 때, 부모가 할 수 있는 건 그 상황을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괜찮아, 그럴 수 있어. 다음엔 어떻게 하고 싶어?”라고 다정하게 묻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실수했을 때도 나를 믿어주는 부모입니다. 그것이 아이의 삶에서 가장 큰 힘이 됩니다.
3) 비교는 독이다: 남의 아이와 내 아이는 다르다
부모의 욕심은 종종 비교에서 시작됩니다. “옆집 아이는 벌써 영어 유치원 다닌다더라”, “너보다 두 살 어린 애가 벌써 피아노 2급이래.” 이런 말들은 아이에게는 자신이 부족하다는 메시지로 들립니다.
아이마다 성향과 속도는 다릅니다. 누군가는 조용히 내면의 깊이를 키우고 있고, 또 누군가는 겉으로 활발하게 움직이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내 아이의 고유한 성장을 바라보는 눈을 갖는 것입니다.
비교 대신 칭찬을, 경쟁 대신 격려를 선택해보세요. 그러면 아이는 “나는 지금 이대로도 괜찮은 존재”라는 믿음을 갖게 되고, 그것이 장기적인 자기동기 부여로 이어집니다.
4) 부모 자신을 돌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부모의 욕심이 커지는 이유 중 하나는, 부모 자신의 공허감이나 불안함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나는 이루지 못했지만, 너는 꼭 성공해야 해"라는 말 속에는 자신의 결핍을 자녀를 통해 채우려는 심리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부모 스스로의 삶도 돌아봐야 합니다. 나의 취미는 무엇인지,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은 어떤 모습인지 생각해보세요.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고 만족하는 부모일수록, 아이에게 더 건강한 사랑을 줄 수 있습니다.
아이의 삶을 걱정하기 전에 내가 나를 먼저 돌보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것. 그것이 욕심을 내려놓는 시작이 됩니다.
마무리: 진짜 사랑은 내려놓는 데서 시작됩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내가 정해준 방향이 아닌, 아이 스스로 선택한 길에서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는 경험이 아이를 진짜 어른으로 만들어줍니다.
욕심을 내려놓는다는 건 무책임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진정한 신뢰와 지지의 표현입니다. 아이의 삶을 통제하는 대신, 함께 걸어주는 동반자가 되어보세요.
내가 바라는 길이 아닌, 아이가 행복해지는 길. 그 길 위에 당신의 진심어린 응원이 더해진다면,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사랑을 받으며 자기만의 삶을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